후회남 아빠를 굴려보자!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둠이 하늘을 완전히 뒤덮었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 하모니와 한나 할머니가 잠옷으로 갈아입으며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먼저 갈아입은 하모니가 부엌에서 차를 끓이는 동안, 한나 할머니는 소매의 단추를 잠그면서 침대에 누워 있는 멜로디를 살폈다. “오늘도 잘 놀았니?” “아우.” 자그마한 손이 주먹을 쥐고서 아래위로 힘차게 오르내렸다...

‘그럼 다른 세상에서 죽었던 내 영혼이 여기로 흘러들어와 환생했다는 거야?’ 그것도 로맨스 판타지, 피폐, 능력남, 후회남, 상처녀, 오해, 시월드, 막장 드라마, 혼돈과 파괴, 메리 배드 엔딩이라는 종합 선물세트에 빙의, 회귀, 환생, 차원이동이라는 사은품까지 더한 곳으로 말이다. “그래, 높은 확률로 우연히.”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멜로디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드디어 병 없는 몸으로 멀쩡히 살 줄 알았는데, 여기서까지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다니! ‘못 죽어, 안 죽어! 이번 생에서만큼은 치매 걸려서 머리 꽃달고 하하호호하는 한이 있다 해도 오래오래 살 거야!’ 굳게 결심한 멜로디는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러니, 메리?” 갑자기 인상을 쓰는 모습을 의아하게 여긴 하...

깜빡. "어머, 우리 딸 일어났네?" 깜빡, 깜빡. "잘 잤어?" 깜빡, 깜빡, 깜빡. "오늘도 날씨가 참 좋은 것 같아, 그치?" 코가 아슬아슬하게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왔던 금발의 여인은 다시 거리를 벌리고 창문 쪽으로 다가가 커튼을 확 열어 젖혔다. 시야를 비껴간 눈부신 햇살이 바닥까지 쏟아지면서 집 안을 환하게 밝혔다. "엄마가 금방 맛있는 우유 타...